한약재 올바르게 알기(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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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황은 하나인데, 처방마다 곁에 세운 약재는 왜 달랐을까
마황은 하나인데, 처방마다 곁에 세운 약재는 왜 달랐을까한약재 바로 알기 · 제1장 해표약 · 제1절 발산풍한약 · 마황(麻黃)코를 아무리 풀어도 숨길이 꽉 막혀 있습니다. 기침이 시작되면 가슴까지 답답하고, 몸은 으슬으슬한데 땀은 나지 않습니다. 또 다른 날엔 열이 오르면서 숨이 가빠지고, 어떤 날은 콧물이 멈추지 않으면서 헛구역질까지 납니다. 흔히 "감기"라는 한 단어로 묶이지만, 몸에서 일어나는 일은 이렇게 제각각입니다.이상한 건, 이 서로 다른 양상에 공통으로 등장하는 약재가 하나 있다는 겁니다. 마황입니다. 그런데 한의사들은 마황 하나만 쓴 게 아니라, 매번 다른 약재를 하나씩 더 붙였습니다. 열이 날 때는 마황에 석고를, 콧물과 헛구역질이 겹칠 때는 마황에 오미자를, 부종이 겹칠 때는 마황에 ..
2026.10.02 -
칠정과 군신좌사를 정말 과학으로 검증하려면?
칠정과 군신좌사를 정말 과학으로 검증하려면?"옛 이론이 맞다"를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반증 가능한 질문으로 바꾸는 것부터 시작한다50편 동안 가장 자주 나온 문장은 어쩌면 이것이었습니다."가능성은 있지만 아직 직접 증명된 것은 아니다."답답해 보일 수 있습니다.하지만 과학적으로는 바로 이 문장이 중요합니다.전통적으로 두 약을 같이 사용해 왔다는 사실, 각 약재에 활성성분이 있다는 사실, network pharmacology에서 같은 표적이 나온다는 사실만으로는 배합원리가 증명되지 않습니다.2012년 Wang 등의 Journal of Ethnopharmacology 리뷰는 약쌍을 복잡한 처방의 가장 단순하고 중요한 연구단위로 제안하면서도 표준화·안전성·기전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2017년 Z..
2026.10.01 -
'사약'은 정말 다른 약을 특정 장기로 데려갈까?
'사약'은 정말 다른 약을 특정 장기로 데려갈까?인경을 신비한 길잡이 대신 조직분포와 약동학으로 측정해 보니"이 약재가 다른 약을 폐로 데려간다.""이 약재가 약효를 머리로 끌어올린다."전통의 인경(引經)과 사약(使藥)을 설명할 때 자주 등장하는 표현입니다.이 말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면 약재가 주소를 알고 특정 장기로 이동시키는 것처럼 들립니다.현대 약리학에서는 훨씬 구체적으로 바꿔 질문할 수 있습니다.상대 성분의 흡수가 증가하는가? 혈중 AUC가 달라지는가? 특정 조직 농도가 높아지는가? P-gp 같은 efflux transporter가 변하는가? BBB permeability가 달라지는가?이렇게 측정하면 '길을 안내한다'는 말을 실험 가능한 가설로 바꿀 수 있습니다.1. 길경을 넣자 형개 puleg..
2026.09.30 -
같이 달이는 것과 따로 달여 섞는 것은 같은 약일까?
같이 달이는 것과 따로 달여 섞는 것은 같은 약일까?재료와 비율이 같아도 조리과정이 다르면 화학적으로 다른 제제가 될 수 있다A약 10 g과 B약 10 g을 한 냄비에서 달입니다.다른 쪽에서는 A약 10 g, B약 10 g을 각각 달인 뒤 마지막에 섞습니다.원료의 종류와 총량은 같습니다.그렇다면 같은 약일까요?지금까지의 연구를 종합하면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공동탕전 과정에서는 용해, 침전, 복합체 형성, 산·염기 환경 변화, micelle·colloid·supramolecular assembly 등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따라서 한약 배합에서 '달이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제조공정이 됩니다. 최근 리뷰 역시 한약 시너지를 physicochemical interaction, pharmacokinetics..
2026.09.29 -
한약은 무엇을 섞느냐보다 몇 대 몇으로 섞느냐가 더 중요할까?
한약은 무엇을 섞느냐보다 몇 대 몇으로 섞느냐가 더 중요할까?배합비는 레시피 숫자가 아니라 약리학적 변수다같은 황기와 당귀를 씁니다.한쪽은 1:1. 다른 쪽은 5:1.재료명만 적으면 같은 약쌍입니다.하지만 실제 분석을 해 보면 추출되는 성분량도 다르고 생물활성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이번 편에서는 새로운 약재 하나를 다루지 않습니다.지금까지 계속 등장했던 질문의 핵심, ratio 자체를 다룹니다.배합비는 전통 처방의 장식이 아니라 추출화학, PK, PD, 심지어 독성을 바꿀 수 있는 실험변수입니다.1. 황기:당귀 5:1은 실제로 다른 비율보다 성분과 활성이 달랐다Dong 등은 2006년 Journal of Agricultural and Food Chemistry에서 황기뿌리(황기)+당귀뿌리(당귀), 즉 당..
2026.09.28 -
석창포와 울금은 정말 뇌까지 작용할까?
석창포와 울금은 정말 뇌까지 작용할까?115개 화합물, 혈중 25개 성분, microglia와 autophagy까지 — 그런데 BBB 통과는 또 다른 질문이다한약의 뇌 연구에서 가장 자주 생기는 도약은 이것입니다.행동이 좋아졌다. 뇌 염증지표가 달라졌다. 약재성분이 혈액뇌장벽을 통과해 뇌에 직접 들어갔다.마지막 문장은 자동으로 성립하지 않습니다.2026년 석창포 뿌리줄기(석창포·Acori Tatarinowii Rhizoma)+울금 뿌리(울금·Curcumae Radix) 약쌍에서는 우울모델과 알츠하이머병 모델을 사용한 직접 연구가 연이어 발표됐습니다.둘 다 상당히 깊은 기전연구입니다.하지만 "뇌에서 효과가 있었다"와 "어떤 성분이 BBB를 통과했다"는 여전히 분리해서 봐야 합니다.1. 우울모델에서는 먼저 ..
2026.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