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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출은 황백의 약효를 어떻게 돕는 걸까?

Aron이 드리는 정보의 바다 2026. 9. 7. 00:00

창출은 황백의 약효를 어떻게 돕는 걸까?

이묘산에서 '주약을 돕는다'는 말을 혈중농도까지 따라가 보니

한약의 군신좌사를 설명할 때 흔히 이런 말을 합니다.

군약이 중심적인 치료작용을 하고, 신약은 군약의 효과를 돕는다.

그런데 현대 약리학 입장에서는 바로 다음 질문이 생깁니다.

대체 무엇을 어떻게 돕는다는 것일까요?

같은 염증경로를 한 번 더 억제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주약 성분의 흡수를 높이는 것일까요? 혹은 몸 밖으로 빠져나가는 속도를 늦춰 혈중에 더 오래 남게 하는 것일까요?

이 질문을 실제 실험으로 파고든 두 약재가 있습니다.

황벽나무 껍질(황백·Phellodendri Chinensis Cortex)+창출 뿌리줄기(창출·Atractylodis Rhizoma)입니다.

이 두 약재로 이루어진 처방이 이묘산·이묘환(二妙散·二妙丸, Er Miao San/Wan)입니다.

2014년 Yan 등의 Journal of Chromatography B 논문에서는 이묘산을 황백과 Atractylodes lancea 분말의 1:1 배합으로 기술했습니다.

그런데 이 조합을 현대적으로 분석해 보니 의외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창출은 단순히 자기 항염작용을 황백에 보태는 데 그치지 않고, 황백 alkaloid가 장에서 흡수되고 혈액에 노출되고 소변으로 빠져나가는 과정 자체를 바꿀 가능성이 확인됐습니다.


1. 황백과 창출은 애초에 성분구성이 전혀 다르다

이번 직접 연구에서 사용된 황백은 Phellodendron chinense의 나무껍질입니다.

황백에서 중요한 성분군은 alkaloid입니다. 대표적으로 berberine, phellodendrine, magnoflorine, jatrorrhizine, palmatine, berberrubine, tetrahydropalmatine 등이 있습니다.

반면 창출은 Atractylodes lancea 또는 Atractylodes chinensis의 뿌리줄기를 사용합니다. 창출에서는 황백과 전혀 다른 β-eudesmol, hinesol, atractylone, elemol, atractylodin 등의 휘발성·terpenoid 계열 성분이 연구돼 왔습니다.

Fu 등의 2021년 Journal of Ethnopharmacology 연구에서도 황백 alkaloid와 창출의 휘발성 성분군을 분리해 배합효과를 조사했습니다.

즉 이묘산은 황백(alkaloid 중심)과 창출(volatile oil·terpenoid 중심)처럼 화학적으로 서로 다른 두 약을 묶은 처방입니다.

이 점이 중요합니다. 신약이 군약을 돕는다는 현상이 반드시 같은 성분을 추가하는 방식일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2. 급성 통풍 모델에서 창출을 넣었더니 황백 단독보다 좋아진 부분이 있었다

Fu 등은 2021년 Journal of Ethnopharmacology에서 monosodium urate, 즉 MSU 결정을 쥐 발목관절에 주입해 급성 통풍성 관절염 모델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황백 단독, 황백+창출 전체 추출물, 황백+창출 휘발성분획, 황백+창출 비휘발성분획 등을 비교했습니다.

Fu 등의 2021년 연구에서 황백 단독도 발목관절의 부종을 감소시켰습니다.

하지만 황백+창출 휘발성분획 조합은 발목부종, 혈청 IL-6, 관절조직 병리변화에서 다른 비교군보다 더 우수한 방향의 효과를 나타냈습니다. Fu XL et al. Journal of Ethnopharmacology. 2021;279:114353.

여기까지만 보면 쉽게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창출에도 항염성분이 있으니까 황백의 항염효과에 더해졌겠지.

그런데 연구진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황백의 alkaloid가 실제 혈액에서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측정했습니다.


3. 창출의 '휘발성 부분'이 황백 성분의 체내 노출을 바꿨다

Fu 등의 2021년 연구에서는 UHPLC-QQQ-MS를 이용해 황백의 주요 alkaloid 7종을 혈장에서 측정했습니다. 대상은 berberine, phellodendrine, magnoflorine, jatrorrhizine, berberrubine, palmatine, tetrahydropalmatine이었습니다.

그 결과 창출의 휘발성분획을 황백과 함께 사용했을 때 비휘발성분획과 병용한 경우보다 황백 alkaloid의 혈중 노출이 증가하는 방향이 나타났습니다.

연구진은 창출의 volatile oil 성분이 이묘산에서 황백의 항통풍 효과를 돕는 중요한 배합물질이며, 그 이유 가운데 하나가 황백 alkaloid의 pharmacokinetics를 변화시키는 것일 수 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Fu XL et al. Journal of Ethnopharmacology. 2021;279:114353.

전통적 표현과 현대적 표현을 나란히 놓으면 이렇습니다. 전통에서는 황백이 중심 치료작용을, 창출이 이를 보조한다고 설명합니다. 현대 약리학에서는 창출 휘발성 성분이 황백 alkaloid의 체내동태를 바꿔 혈중 노출을 늘리고, 그 결과 항염·항통풍 효과가 강화될 가능성으로 바뀝니다.

'돕는다'가 약동학적인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4. 다른 연구에서는 장 흡수와 소변 배설까지 따로 측정했다

이 결과를 더 직접적으로 확인한 연구가 이어졌습니다.

Liu, Hu, Luo 등은 2022년 Biomedical Chromatography에서 황백 단독과 황백+창출 약쌍을 쥐에게 투여하고 주요 alkaloid 6종의 pharmacokinetics를 비교했습니다.

또 별도로 single-pass intestinal perfusion을 이용해 장흡수를 측정하고, 소변을 분석해 배설량도 조사했습니다.

Liu 등의 2022년 연구에서 황백 단독과 비교해 황백+창출 병용 후 phellodendrine, magnoflorine, palmatine의 AUC₀–t가 증가했습니다.

장에서는 phellodendrine과 jatrorrhizine의 흡수속도상수 Ka와 유효투과도 Peff가 증가했습니다.

그리고 소변으로 배출되는 alkaloid의 양은 황백 단독군보다 병용군에서 더 낮았습니다. Liu CS et al. Biomedical Chromatography. 2022;36(1):e5254.

즉 창출의 역할을 세 단계로 나눠 볼 수 있습니다. 장에서는 일부 성분 흡수가 늘고, 혈액에서는 일부 성분 AUC가 늘고, 신장·소변에서는 배설량이 줄어 전체적인 systemic exposure가 늘어나는 그림입니다.

이것은 단순히 두 약재가 같은 염증표적을 억제한다는 설명보다 구체적입니다.


5. 그런데 berberine 하나만 보고 이 처방을 설명하면 또 틀린다

황백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성분이 berberine입니다. 그래서 이묘산도 "창출이 berberine 흡수를 늘려서 약효가 늘어난다"고 한 줄로 설명하고 싶어집니다.

하지만 Liu 등의 2022년 연구에서는 AUC 증가가 뚜렷하게 보고된 성분이 phellodendrine, magnoflorine, palmatine이었습니다. 장투과 변화 역시 phellodendrine과 jatrorrhizine에서 확인됐습니다.

즉 창출을 넣으면 황백 성분이 전부 동일하게 증가한다는 결과가 아닙니다. 각 성분마다 용해도, 막 투과성, 장수송체, 간 대사, 조직분포, 신장배설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환자분들이 종종 "이 약에 베르베린 성분이 많이 들어있나요"라고 물어보시는데, 그럴 때마다 이 부분을 설명해 드립니다. 황백 안에도 여러 알칼로이드가 있고, 창출이 그중 어떤 것에 더 크게 영향을 주는지는 성분마다 다르다고요.

이것은 한약 약동학에서 계속 반복되는 중요한 원칙입니다. 한 약재의 대표성분 하나가 전체 약재의 움직임을 대표하지 않습니다.


6. 실제 혈액에서 황백 성분뿐 아니라 창출 성분도 검출됐다

이묘환은 통풍뿐 아니라 염증성 피부질환 모델에서도 연구됐습니다.

Xia 등은 2022년 Drug Design, Development and Therapy에서 DNCB로 아토피피부염을 유도한 BALB/c 생쥐에게 이묘환을 투여하고 HPLC와 serum pharmacochemistry를 수행했습니다.

이묘환에서 주요성분으로 chlorogenic acid, phellodendrine, magnoflorine, jatrorrhizine, palmatine, berberine, atractylodin을 분석했고, 경구투여 후 혈액에서도 황백 유래 alkaloid들과 창출 유래 atractylodin 등이 확인됐습니다.

동물에서는 피부발진·긁기·염증세포 침윤이 감소했고, transcriptomics와 후속 검증에서는 EGFR/AKT와 MAPK 관련 변화가 관찰됐습니다. Xia T et al. Drug Design, Development and Therapy. 2022;16:4325-4341.

이 연구는 이묘산을 "황백이 일하고 창출은 흡수만 도와주는 조연"이라고 볼 수도 없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창출 자체의 흡수성분도 혈중에 들어오며, 그 성분 역시 전체 약리효과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즉 신약은 단순한 '운반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자기 약리작용을 가지면서 동시에 군약의 PK도 바꾸는 이중 역할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7. 네트워크 약리학에서는 훨씬 화려한 그림이 나온다

이묘산을 검색하면 NF-κB, MAPK, PI3K-AKT, TNF, IL-6 등 매우 많은 신호경로가 등장합니다.

Guo 등은 2022년 Pharmacological Research에서 이묘산을 network pharmacology와 실험을 결합해 분석했습니다.

데이터베이스 분석에서는 quercetin, wogonin, rutaecarpine 등이 주요 후보성분으로 제시됐고, TNF-α, IL-6, IL-1β 등이 핵심 표적으로 예측됐습니다.

이후 LPS로 자극한 RAW264.7 macrophage에서 이묘산은 NO·TNF-α·IL-6 생성을 억제했고, xylene 유도 생쥐 귀부종과 carrageenan 유도 쥐 발부종도 감소시켰습니다. Carrageenan 모델에서는 TNF-α·IL-6·IL-1β mRNA 증가도 억제됐습니다. Guo B et al. Pharmacological Research. 2022;175:106000.

이 연구는 이묘산 전체가 항염작용을 가진다는 전임상 근거로는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조심해야 할 부분도 있습니다. 데이터베이스에서 후보성분을 뽑고, 표적을 예측하고, docking을 하고, 전체 이묘산으로 염증실험을 했다고 해서 예측된 특정 성분이 실제로 그 효과를 만든다는 사실까지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Network pharmacology는 좋은 가설생성 도구이지만, 그 자체가 pair-specific mechanism의 직접 증거는 아닙니다.


8. 그렇다면 '창출이 신약이다'라는 말을 과학적으로 어디까지 번역할 수 있을까?

Fu 등의 2021년 논문에서는 황백을 중심 약재, 창출을 이를 보조하는 약재로 해석했습니다.

현대적으로 대응해보면, 황백(berberine·phellodendrine·magnoflorine·palmatine 등)이 항염·통풍 관련 약리작용의 주요 축을 맡고, 창출(volatile oil, β-eudesmol, hinesol, atractylone, atractylodin 등)은 자체 항염작용을 가지면서 동시에 황백 alkaloid의 장흡수를 조절하고 일부 alkaloid의 AUC를 늘리고 배설을 줄여 황백의 효과를 보조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런 결과만 보면 군신좌사가 현대 약리학으로 증명됐다고 말하고 싶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가면 과장입니다.

군신좌사는 처방 전체에서 약재의 기능적 역할을 설명하는 전통적 설계개념입니다. PK에서 상대 약물의 AUC가 증가했다는 것은 그 역할을 설명할 수 있는 현대적인 한 가지 후보기전일 뿐입니다. 군신좌사 = pharmacokinetics라는 등식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9. 임상적으로 설명한다면 '창출이 황백 흡수를 높인다'고만 말하지 않는다

임상적 설명에서 환자에게 이묘산을 설명한다면 저는 "창출이 황백의 흡수를 높여 주기 때문에 같이 쓰는 것"이라고 단정하지 않는 편이 더 정확하다고 봅니다.

동물실험에서는 일부 황백 alkaloid의 장흡수와 AUC가 실제로 증가했고, 창출 휘발성분획이 황백 단독보다 급성 통풍성 관절염 지표를 더 개선한 결과도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alkaloid가 똑같이 증가한 것은 아닙니다. 또 현재 핵심 PK 자료는 쥐를 이용한 전임상 연구입니다.

사람에게 황백과 창출을 일정 비율로 투여한 뒤 phellodendrine·magnoflorine·palmatine의 AUC가 동일하게 증가하는지 확인한 고품질 임상 PK 자료가 충분히 축적된 단계는 아닙니다.

특히 실제 통풍은 단순한 관절염만의 문제가 아니라 고요산혈증, 신장기능, 식이, 약물복용 등이 함께 얽혀 있습니다.

따라서 MSU 쥐 관절염 연구를 근거로 이묘산을 통풍 치료제로 자가복용하는 방식으로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이묘산은 단순히 데이터베이스 예측만 있는 약쌍이 아닙니다. 황백 단독과 황백+창출을 직접 비교한 동물실험이 있고, 창출의 휘발성분획과 비휘발성분획을 나누어 비교한 연구가 있으며, 실제 황백 alkaloid의 혈장 약동학을 측정했고, 장관류 실험으로 흡수를 측정했으며, 소변배설까지 분석했습니다. 굳이 등급을 매기면 A에 가까운 전임상 직접근거로 볼 수 있습니다.

"창출이 황백의 작용을 돕는 과정에 약동학적 상호작용이 포함될 수 있다"는 주장은 비교적 직접적인 전임상 근거가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도 선은 분명합니다. 군신좌사 전체가 증명된 것이 아니라, 전통적으로 '돕는다'고 표현했던 역할 가운데 한 부분을 현대 PK로 설명할 수 있는 사례가 발견된 것입니다.


참고문헌

  1. Fu XL, Zhou J, Tang WW, Liu Y, Li ZL, Li P, Chen J. Study on the compatibility effect and active constituents of Atractylodis Rhizoma in Ermiao Wan against Acute Gouty Arthritis. Journal of Ethnopharmacology. 2021;279:114353. DOI: 10.1016/j.jep.2021.114353. PMID: 34161798.
  2. Liu CS, Hu YN, Luo ZY, Xia T, Chen FL, Tang QF, Tan XM. Comparative pharmacokinetics, intestinal absorption and urinary excretion of six alkaloids from herb pair Phellodendri Chinensis cortex-Atractylodis Rhizoma. Biomedical Chromatography. 2022;36(1):e5254. DOI: 10.1002/bmc.5254. PMID: 34605575.
  3. Yan F, He H, Yan R. Relative determination of the alkaloid metabolites of Er Miao San in rat urine by LC-MS/MS and its application to pharmacokinetics. Journal of Chromatography B: Analytical Technologies in the Biomedical and Life Sciences. 2014;951-952:38-43. DOI: 10.1016/j.jchromb.2014.01.015. PMID: 24508675.
  4. Guo B, Zhao C, Zhang C, Xiao Y, Yan G, Liu L, Pan H. Elucidation of the anti-inflammatory mechanism of Er Miao San by integrative approach of network pharmacology and experimental verification. Pharmacological Research. 2022;175:106000. DOI: 10.1016/j.phrs.2021.106000. PMID: 34838694.
  5. Xia T, Liang X, Liu CS, Hu YN, Luo ZY, Tan XM. Network Pharmacology Integrated with Transcriptomics Analysis Reveals Ermiao Wan Alleviates Atopic Dermatitis via Suppressing MAPK and Activating the EGFR/AKT Signaling. Drug Design, Development and Therapy. 2022;16:4325-4341. DOI: 10.2147/DDDT.S384927. PMID: 36578822.
  6. Wu J, Wang K, Liu Q, et al. An Integrative Pharmacology Model for Decoding the Underlying Therapeutic Mechanisms of Ermiao Powder for Rheumatoid Arthritis. Frontiers in Pharmacology. 2022;13:801350. DOI: 10.3389/fphar.2022.801350. PMID: 35281924.

다음에는 여정자+한련초(이지환)로 넘어갑니다. 두 약재를 각각 추출한 뒤 마지막에 섞는 것과 처음부터 같이 추출하는 것이 정말 같은 약인지, 공동추출 과정에서 화학조성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그리고 단일약재 효과와 약쌍의 실제 상승효과를 어디까지 구분할 수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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