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자와 맥문동을 같이 쓰면 심장을 보호할까?
오미자와 맥문동을 같이 쓰면 심장을 보호할까?
유명한 두 약재 조합이지만, 많은 '증거'에는 인삼이 함께 들어 있다
이번 편에서는 논문을 읽을 때 생기는 증거의 착시를 다룹니다.
오미자 열매(오미자·Schisandrae Chinensis Fructus)와 맥문동 덩이뿌리(맥문동·Ophiopogonis Radix)는 심폐·진액과 관련된 처방에서 함께 등장하는 조합입니다.
그래서 현대 연구를 검색하면 심혈관 보호, 항산화, mitochondrial protection, pharmacokinetics 같은 자료가 상당히 많이 나옵니다.
그런데 논문 제목을 끝까지 보면 세 번째 약이 등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바로 인삼입니다.
대표적인 생맥산(Sheng-Mai-San)은 인삼, 맥문동, 오미자의 세 약재 처방입니다. Xu 등, Journal of Ethnopharmacology, 2008.
따라서 생맥산의 효과를 그대로 맥문동+오미자의 약쌍효과라고 부르면 안 됩니다.
1. 오미자와 맥문동의 성분은 전혀 다르다
오미자에서는 schisandrin, schisandrin B, schisandrin C, gomisin 계열 같은 dibenzocyclooctadiene lignan이 중요합니다.
맥문동에서는 ophiopogonin D, ophiopogonin D′, steroidal saponin, homoisoflavonoid 등이 대표적입니다.
따라서 화학적으로는 오미자(lignan)와 맥문동(steroidal saponin·homoisoflavonoid)이라는 상호보완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화학적으로 서로 다르다는 것만으로 시너지가 입증되는 것은 아닙니다.
2. 2008년 schizandrin 연구를 보면 배합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Xu 등은 2008년 Journal of Ethnopharmacology에서 쥐에게 약 5 mg/kg의 동일한 schizandrin이 들어가도록 순수 schizandrin, 오미자 물추출물, 생맥산을 투여했습니다.
오미자 추출물과 생맥산에서는 순수 schizandrin보다 AUC₀–tn과 t½가 유의하게 증가했습니다.
또 탕전 전후를 비교했을 때 생맥산을 함께 달이는 과정에서 오미자 lignan의 용출량이 증가하는 현상도 관찰됐습니다. Xu M et al. Journal of Ethnopharmacology. 2008;115(3):483-488.
언뜻 보면 맥문동을 넣으니 schizandrin이 늘었다고 쓰고 싶어집니다.
하지만 그렇게 쓰면 오류입니다.
3. 왜냐하면 생맥산에는 인삼도 있었기 때문이다
2008년 연구의 생맥산은 인삼, 맥문동, 오미자입니다.
따라서 schizandrin AUC와 반감기가 증가한 원인은 맥문동일 수도 있고, 인삼일 수도 있고, 두 약재의 공동작용일 수도 있고, 공동탕전 전체의 화학변화일 수도 있습니다.
이 연구만으로는 오미자+맥문동이 schizandrin AUC를 늘렸다고 특정할 수 없습니다.
이것이 전체 처방 연구를 약쌍 연구로 바꾸면 안 되는 이유입니다.
4. P-gp 연구를 보면 오히려 인삼의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지 드러난다
Liang 등은 2014년 PLOS ONE에서 생맥산의 약동학적 배합을 P-glycoprotein(P-gp) 관점에서 연구했습니다.
오미자 lignan extract는 강한 P-gp 억제효과를 보였고, ginsenoside Rb2, Rc, Rg2, Rg3, Rd, Rb1 등은 P-gp substrate 특성을 나타냈습니다.
오미자 lignan extract를 함께 사용하자 일부 ginsenoside의 AUC가 증가했습니다. Liang Y et al. PLOS ONE. 2014;9(6):e98717.
즉 생맥산 안에서는 오미자가 P-gp를 조절해 인삼 ginsenoside의 PK를 바꾼다는 직접 상호작용이 실제로 연구됐습니다.
그렇다면 생맥산의 전체효과를 맥문동+오미자의 공로로 돌리기는 더욱 어렵습니다.
5. 맥문동은 그럼 단순한 조연일까?
그것도 아직 단정할 수 없습니다.
맥문동의 ophiopogonin 계열은 자체적으로 심근, 산화스트레스, 염증과 관련해 다양한 전임상 연구가 있습니다.
문제는 맥문동 단독, 오미자 단독, 맥문동+오미자를 같은 조건에서 비교하면서 schisandrin과 ophiopogonin의 PK, 심근효과, 독성, transporters까지 함께 측정한 pair-specific 연구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맥문동을 중요한 약재라고 보는 것과 오미자와의 현대적 시너지가 증명됐다고 말하는 것은 구분해야 합니다.
6. '수렴+보충'이라는 전통 역할도 가설로 번역해야 한다
전통적으로 오미자는 수렴하는 역할, 맥문동은 진액을 보충하고 윤택하게 하는 역할로 설명됩니다.
이를 현대적으로 오미자=transporter 조절, 맥문동=체액 보충이라고 직접 대응시키는 것은 지나친 단순화입니다.
더 적절한 접근은 오미자 lignan과 맥문동 saponin·homoisoflavonoid가 서로 다른 생리축에서 상호보완할 가능성이 있다는 검증 가능한 가설로 바꾸는 것입니다.
그 뒤 실제 2약군 실험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7. 이 조합은 '없는 증거'를 구분하는 훈련에 가깝다
생맥산 연구는 많습니다. 오미자 연구도 많습니다. 맥문동 연구도 많습니다.
하지만 A 연구가 많고, B 연구가 많고, A+B+C 처방 연구가 많다고 해서 A+B 약쌍의 직접근거가 많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 차이는 한약 배합 연구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임상에서는 '심장을 보호하는 두 약재'라고만 설명하지 않는다
임상적으로 오미자와 맥문동을 환자에게 설명한다면 저는 "심장을 보호하고 기운을 채우는 천연 심장약"이라고 표현하지 않는 편이 맞다고 봅니다.
특히 흉통, 호흡곤란, 실신, 심부전 증상은 한약의 전임상 기전보다 표준적인 심혈관 평가와 치료가 우선입니다.
또 오미자 lignan은 P-gp와 CYP 계열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연구돼 있어 여러 의약품을 복용하는 사람에서는 상호작용 가능성도 고려해야 합니다.
서두에서 말한 증거의 착시가 바로 여기서 완성됩니다. schizandrin AUC가 늘고, 오미자 lignan이 인삼 ginsenoside의 PK를 바꾼다는 건 모두 실제 데이터입니다. 그런데 그 데이터는 전부 세 약재짜리 생맥산에서 나왔고, 두 번째 연구는 오히려 인삼이 이 상호작용의 중심에 있다는 것까지 보여줍니다. 그러니 이 자료들을 "맥문동+오미자 효과"라는 제목 아래 인용하는 순간, 처방에서 가장 활발하게 상호작용하는 성분 하나를 조용히 지운 셈이 됩니다.
오미자·맥문동 각각의 현대 약리학은 풍부하고, 생맥산 전체의 PK·심혈관 연구도 많습니다. 하지만 이번 시리즈가 요구하는 핵심 — 맥문동 단독 vs 오미자 단독 vs 두 약재 병용의 직접 비교 — 은 그에 비해 약합니다. 굳이 등급을 매기면 C 정도로 볼 수 있습니다.
40번의 핵심 문장은 이것입니다. 처방 속에 함께 들어 있다는 사실과, 둘 사이의 직접적인 약리학적 시너지가 입증됐다는 사실은 다릅니다.
참고문헌
Xu M, Wang G, Xie H, Huang Q, Wang W, Jia Y. Pharmacokinetic comparisons of schizandrin after oral administration of schizandrin monomer, Fructus Schisandrae aqueous extract and Sheng-Mai-San to rats. Journal of Ethnopharmacology. 2008;115(3):483-488. DOI: 10.1016/j.jep.2007.10.016. PMID: 18060709.
Liang Y, Zhou Y, Zhang J, Rao T, Zhou L, Xing R, et al. Pharmacokinetic Compatibility of Ginsenosides and Schisandra Lignans in Shengmai-san: From the Perspective of P-Glycoprotein. PLOS ONE. 2014;9(6):e98717. DOI: 10.1371/journal.pone.0098717. PMID: 24922060.
#오미자 #맥문동 #생맥산 #증거평가 #Pgp #한약상호작용 #본초학